간단한 줄거리
정태훈 (김상경)의 아들이 어느 날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 갑자기 쇼크가 와서 병원으로 입원하게 되고 의사 정태훈은 아들이 폐가 딱딱해지는 폐질환인 것을 알게 됩니다. 아들을 입원시킨 정태훈의 부인 한길주 (서영희)는 아이의 물건을 챙기러 집으로 갔다가 아들과 같은 증상으로 쓰러져 사망하게 됩니다.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건강검진 때 아무 문제가 없던 부인 한길 주의 몸상태가 급성 폐질환이 온것이 의심스러운 태훈은 부인의 몸을 부검하기로 합니다.
죽은 한길주의 동생 한영주 (이선빈) 검사는 형부 태훈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를 시작하지만 윗선의 방해로 수사도 막히고 언론에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자 결국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전직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정태훈과 한영주는 폐질환에 관한 원인을 알아내고 피해자들을 찾아가 자료를 수집해 급성 폐질환의 비밀을 밝혀내기 시작하는데...
1994년 가습기메이트가 최초로 출시되었으며 이후 SK케미컬, 옥시, 엘지 생활건강, 애경, 롯데홈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 및 판매했는데 저희 집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한번 사용하기 시작한 가정은 문제가 터 지시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사용했을듯합니다. 신고된 사망자 1700여 명 부상자 4500여 명으로 집계되지만 신고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사망자 2만여 명 피해자 95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가습기 살균제 소재라는 걸 알고 봤기에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는 그런 부분에서는 크게 궁금증을 유발하지는 못했습니다.
2019년 10월 흥행에 실패한 열두 번째 용의자 이후 2년 6개월 만에 나온 김상경 배우의 새 영화인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와이프를 잃고 아들까지 급성 폐질환으로 생사가 오가는 의사이자 아버지 역할 무난하게 잘했는데 저에게는 생활의 발견, 극장전 캐릭터의 허당 같으면서도 순수하면서도 능글능글한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는 배우입니다. 영화를 보면 그나마 정태훈이 의사였기에 뭔가 밝혀낼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식과 부인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았겠나 생각되고 대다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도 그냥 그렇게 원인도 모르고 사망한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악한 역이랑 착한 역 연기 다 잘하는 윤경호 배우가 가습기 회사 서우식 역을 맡았는데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 후반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앞의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전개라 조금 의아했습니다. 서우식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쭈욱 나가는 게 나았을듯하고 가슴 아픈 사건에 영화적인 재미보다는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보여주는 게 좋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는 반전이나 재미가 있으면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영화 자체가 스릴러를 표방하고 만든 영화도 아니기 때문에 트릭 없이 그대로 담아내는 게 좋았을 거 같습니다.
가습기 회사 조 대표 (장혁진), 박 의원 (장광), 지검장 출신 변호사 정경한 (송영규)까지 완전 인간 이하의 캐릭터들 잘 모아놨는데 영화를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고 살균제 기업 조 대표보다 재판을 방해하는 변호사 정경한이 더 나쁜 악질로 보이더라고요. 디테일한 부분은 어디까지 실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평범한 시민들이 당하는 피해는 어떻게 구제받기 힘들지 않겠나 생각되던데 그나마 결말에서 제대로 밝혀져서 다행이긴 합니다.
영화 속에서 김정태가 맡은 배역 카센터를 운영하는 현종은 가족을 잃고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으며 그는 가족을 잃은 데다 많은 병원비를 주위에 빌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타격을 입었기에 그의 선택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으며 실제로도 병원비로 가정이 붕괴되는 가족들도 많았을 것 같아서 살균제 사건으로 피해자들의 이후 모습들도 다양하게 보여주었으면 더 좋았을듯합니다.
초반에 아이가 바로 쓰러지고 와이프까지 바로 사망하고 부검까지 진행해서 사건은 빨리 터지는 편이었지만 진행은 느린 편이었으며 재판이 완전히 끝나서 결론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고 법정의 상황은 답답한 장면이 많았는데 실제 유명 로펌과 붙는다면 만만치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 소송이 시작되었을 때 가습기 살균제 회사는 김앤장 로펌을 변호인으로 두었으며 국가는 기업의 잘못을 국가가 배상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살균제 기업들은 정부의 약 9000억에 달하는 피해 보상의 조정안을 거부했으며 10년이 지난 아직까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피해 조정 위원회의 기한이 2022년 4월까지라 피해 조정은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속의 위험성 연구 조작에 관한 부분도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데 서 x대학교 수의대 xxx, 호 x대학교 식품영양학과 xxx, 관련 연구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와 협력하여 위험성을 축소하고 은폐하고 조작해 재판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검사가 사 표 내고 나갔다가 다시 복직해서 들어올 수 있나 궁금하기도 한데 후반부 한영주가 복직 후 조사실에서 조대 표랑 상대 변호사 앉혀놓고 무언가 내려치고 강하게 보이려고 하는 부분과 뭔가 통쾌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그들의 재회는 조금 오그라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재밌으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기에 재미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볼만했고 한편으로는 슬프고 안타깝고 의미 있는 영화였습니다. 요즘에 퇴근 후 영화관에만 가면 졸음이 와서 이번 영화도 장면을 놓칠정 도는 아닌데 눈이 감겼지만 함께 관람한 와이프는 내용도 좋고 몰입감도 괜찮아서 잘 봤다고 합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관한 영화였는데 잊지 않고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돌아가신 분들 무엇으로 보상해도 부족하지만 아직까지 고통받으시는 분들이나 사망한 분들께 아무쪼록 보상 안된 거 있으면 확실히 하고 이런 대참사가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영화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하얼빈': 역사 속으로 뛰어든 첩보 액션 대작 (0) | 2025.01.20 |
---|---|
실화가 만든 충격, 영화 <암수살인> 속 진실의 추적기 (0) | 2025.01.20 |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3) | 2022.04.23 |
넷플릭스 한국영화 추천 후회없는것 위주! (5) | 2022.04.22 |
"범죄도시2" 개봉예정작 (3) | 2022.04.22 |